칼럼 | 비우고 채우는 2월의 미식: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아줄 청어와 문어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6-03-31 11:03 조회27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비우고 채우는 2월의 미식: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아줄 청어와 문어 이야기
주간한국 2026.02.06
비우고 채우는 2월의 미식: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아줄 청어와 문어 이야기
입춘이 다가오는 2월은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시작이 교차하는 시기입니다. 이맘때 우리 몸은 급격한 기온 변화와 계절의 바뀜에 적응하느라 쉽게 피로해지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기 쉽습니다. 특히 긴장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현대인들에게는 휴식과 안정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을 깨워주는 음식이 보약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2월의 바다가 선물하는 두 가지 보물, 청어와 문어를 통해 우리 몸의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하고 건강을 되찾는 법을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시대를 풍미한 푸른 생선, 청어(靑魚)의 귀환
청어는 그 이름처럼 등 부분이 푸른빛을 띠는 생선으로,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식량 자원이었습니다. 유럽에서는 청어 잡이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열쇠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시대에는 '비유어(肥儒魚)'라 불릴 만큼 선비들이 즐겨 먹고 건강을 돌보던 대중적인 생선이었습니다. 한때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우리 바다로 돌아오며 2월의 대표적인 별미로 자리 잡았습니다.
영양학적으로 청어는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의 보고입니다. 2월의 청어는 산란을 앞두고 몸에 기름이 가장 많이 올라 있는데, 이 양질의 지방산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뇌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 탁월합니다. 특히 현대인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청어에 풍부한 비타민 D와 비타민 B12입니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철에 비타민 D 결핍은 우울감과 면역력 저하를 초래하는데, 청어는 이를 보충해 줄 뿐만 아니라 신경 전달 물질의 합성을 돕는 B12가 풍부하여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청어는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청어가 기력을 보하고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며, 특히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하여 소화를 돕는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현대 의학적으로 볼 때 청어가 소화 흡수가 잘 되는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여 기력을 회복시키는 과정과 일치합니다. 한방에서는 몸이 찬 사람이 청어를 먹으면 혈맥을 잘 통하게 하고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부교감 신경의 활성 측면에서 청어의 역할은 독보적입니다. 청어에 들어있는 풍부한 아미노산과 지방산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염증 반응을 낮춰줍니다. 자율신경계 중 교감 신경이 과하게 흥분되어 늘 긴장 상태에 있는 분들에게 청어는 몸을 이완시키고 편안한 상태로 유도하는 훌륭한 '천연 안정제' 역할을 수행합니다.
청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 궁합은 미역과 같은 해조류입니다. 청어의 기름진 맛을 해조류의 알긴산이 잡아주어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지하고 소화를 돕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늘이나 파와 함께 섭취하면 생선 특유의 비린내를 제거함과 동시에 알리신 성분이 청어의 비타민 B1 흡수를 극대화하여 피로 해소 효과를 배가시킵니다.
바다의 지혜로운 영약, 문어(文魚)의 깊은 맛
청어가 2월의 시작을 알리는 생선이라면, 문어는 겨울의 피로를 씻어내고 봄을 맞이할 기력을 응축한 식재료입니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문어의 머리 모양이 선비의 머리를 닮았고, 위협을 느끼면 먹물을 내뿜는 모습이 글을 쓰는 먹과 같다 하여 '글 문(文)' 자를 써서 문어라 불렀습니다. 제례나 잔칫상에 빠지지 않았던 귀한 대접을 받은 영물(靈物)이기도 합니다.
문어의 영양학적 핵심은 단연 '타우린'입니다. 문어에 포함된 다량의 타우린은 간 기능을 회복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합니다. 또한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돕고 망막의 기능을 보호하여 시력 회복에도 기여합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 예방에도 도움을 주며, 풍부한 아연과 구리는 세포 재생과 면역 체계 강화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한의학에서 문어는 그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혈을 보하는 기능이 뛰어나다고 봅니다. 『본초강목』에서는 문어가 기를 보하고 피를 맑게 하며 임신부의 보양식으로도 좋다고 언급합니다. 특히 혈액을 생성하고 순환시키는 작용이 강해, 혈색이 좋지 않거나 산후 조리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훌륭한 식재료가 됩니다. 문어는 몸속의 열을 내리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능도 있어 화병(火病) 등으로 상체에 열이 몰리는 현대인들의 기운을 아래로 내리는 작용을 합니다.
부교감 신경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문어는 심리적 안정과 숙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큽니다. 타우린 성분은 뇌의 교감 신경 억제 작용을 통해 혈압을 안정시키고 심박수를 조절하여 몸을 휴식 모드로 전환해 줍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잠을 설치는 분들에게 문어 숙회 한 접시는 훌륭한 약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안신(安神, 정신을 안정시킴)'의 작용과 맥을 같이 합니다.
문어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식재료는 무입니다. 무에는 디아스타아제와 같은 소화 효소가 풍부하여 자칫 질겨질 수 있는 문어의 단백질을 분해해 식감을 부드럽게 만들고 소화력을 높여줍니다. 또한 문어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초고추장의 식초 성분은 문어의 단백질 흡수를 돕고 살균 작용을 합니다. 반대로 문어는 고사리와는 상극인데, 고사리의 성분이 문어의 단백질 소화를 방해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2월의 식탁에 오른 청어와 문어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지난겨울의 추위를 견딘 우리 몸을 다독여주는 '치유의 음식'입니다. 청어의 오메가-3가 뇌와 혈관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문어의 타우린이 지친 간과 신경을 달래줄 때 우리 몸의 부교감 신경은 비로소 제 자리를 찾게 됩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잠시 멈추어 서서, 제철의 영양을 듬뿍 머금은 이 식재료들로 스스로에게 따뜻한 한 끼를 선물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건강한 식사는 몸을 고치는 첫 번째 처방입니다.
글쓴이
정이안원장-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 시크릿 - 자율신경건강법,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때, 생활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외에도 다수의 책을 썼다.
칼럼 원문보기 ←-클릭
#제철음식 #청어 #문어 #자율신경 #화병 #공황장애 #신경성위염 #과민성대장증후군 #정이안한의원
- 이전글만성 피로의 해답을 찾아서 : 알부민 수치와 자율신경 균형의 비밀 26.03.31
- 다음글이유 없는 통증과 만성 피로, 몸 속 ‘자동 조절 장치의 고장’ 26.03.31


















여성들이 뽑은 치료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