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부교감신경을 깨우는 10월 가을 밥상, 미꾸라지와 가을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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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6-03-27 12:22 조회15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부교감신경을 깨우는 10월 가을 밥상, 미꾸라지와 가을꽃게
주간한국 2025.10.10
부교감신경을 깨우는 10월 가을 밥상, 미꾸라지와 가을꽃게
미꾸라지 – 진흙 속의 작은 보물
가을이 깊어가면 논과 개울에서 잡히는 미꾸라지가 제철을 맞습니다. 미꾸라지는 예로부터 ‘흙 속 인삼’이라 불릴 만큼 귀하게 여겨졌습니다. 『동의보감』에는 미꾸라지가 기운을 보하고 허약한 몸을 튼튼하게 한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농촌에서는 모내기나 추수를 마친 후 미꾸라지를 잡아 탕을 끓여 먹으며 기력을 보충했는데, 이는 단순한 풍습이 아니라 합리적인 건강식이었습니다.
영양학적으로 미꾸라지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 함량이 낮아 부담이 적습니다. 특히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어 성장기 아이들이나 회복기 환자에게 도움이 됩니다. 칼슘과 인이 많아 뼈 건강을 지켜주고, 비타민 A가 눈과 피부 건강을 도우며, 철분이 혈액을 보강해 빈혈 예방에도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미꾸라지를 ‘활혈거풍(血을 잘 돌게 하고 풍증을 몰아낸다)’의 효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기력이 떨어져 손발이 차고 무기력한 사람, 혹은 만성 피로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또 미꾸라지는 부교감신경의 활성을 도와 몸을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진흙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던 미꾸라지의 생명력은 우리 몸 속 자율신경 균형을 회복시키는 힘으로 이어집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된 몸을 풀어주고, 소화기능을 도우며, 편안한 수면을 유도하는 데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음식궁합을 따져보면 미꾸라지는 파와 함께 끓일 때 그 효능이 배가됩니다. 파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미꾸라지의 성질을 조화시켜 위장을 편안하게 합니다. 반면, 찬 성질의 재료와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꾸라지를 넣어 끓인 추어탕은 무더위로 지친 여름 이후, 가을철 떨어진 기운을 보강하는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가을꽃게 – 단단한 껍질 속의 바다 기운
가을바다는 꽃게의 철입니다. 봄철 암게가 알을 품고 있다면, 가을철에는 수게가 살이 통통하게 오릅니다. 옛 선조들은 가을에 잡은 수게를 귀한 보양식으로 대접하며, 바다의 기운을 담은 강장식품으로 여겼습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도 가을 꽃게찜은 귀한 연회 음식으로 올랐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꽃게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특히 키토산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관 건강을 지켜줍니다. 또한 아연이 풍부하여 면역력 향상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칼슘과 마그네슘이 골격을 튼튼하게 하고, 비타민 B군이 에너지 대사를 촉진시켜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꽃게는 ‘보신강장(身體를 보하고 기운을 북돋움)’의 효능을 가집니다. 가을철 건조한 기후와 큰 일교차로 지치기 쉬운 호흡기와 소화기를 보호하고, 자율신경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바다의 짠 기운은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하고, 체내에 쌓인 열기를 풀어주어 마음을 안정시키며 부교감신경을 강화합니다. 특히 불면, 만성 피로, 가슴 두근거림 같은 자율신경 실조 증상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꽃게는 생강이나 마늘과 함께 조리하면 소화에 부담을 줄이고 비린 맛을 없애주어 궁합이 좋습니다. 또 된장과 함께 찌거나 탕으로 끓이면 단백질의 소화 흡수를 도우면서 장 건강에도 유익합니다. 단, 체질적으로 몸이 차고 소화기가 약한 분들은 과다 섭취를 삼가야 합니다.
가을 제철 보양, 부교감신경을 돕는 식탁
미꾸라지와 가을꽃게는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지만 공통적으로 가을철 우리 몸의 기력을 보강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논과 개울의 생명력, 바다의 풍요로움이 한 상에 어우러지면, 몸은 따뜻하고 마음은 차분해집니다. 가을의 제철음식은 단순한 계절의 산물이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이 계절 변화에 적응하도록 돕는 지혜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음양과 계절의 조화를 중시합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자 건조와 서늘함이 함께 오는 시기입니다. 이때 미꾸라지의 따뜻한 성질과 꽃게의 강장 효과는 자율신경 균형을 잡고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연의 이치를 따라 제철 음식을 섭취하는 것,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지혜로운 보양법입니다.
글쓴이
정이안원장-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 시크릿 - 자율신경건강법,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때, 생활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외에도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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