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부교감 살리는 9월 제철 식재료, 참나물과 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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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6-03-27 12:10 조회16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부교감 살리는 9월 제철 식재료, 참나물과 갈치
주간한국 2025.09.05
부교감 살리는 9월 제철 식재료, 참나물과 갈치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월은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서서히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겉보기엔 기온이 내려가고 시원해지지만, 이때 몸속에서는 변화에 적응하려는 자율신경의 복잡한 조절 작용이 일어나며 피로, 감정기복, 불면, 소화 불량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여름 동안 항진되어 있던 교감신경의 긴장 상태가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경우, 초가을의 몸은 쉽게 지치고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몸을 진정시키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는 부교감신경의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소개할 두 가지 제철 식재료, 참나물과 갈치는 바로 그런 회복을 돕는 자연의 선물입니다.
참나물 – 향기로 진정을 주는 가을의 푸른 약초
참나물은 들나물 중에서도 향이 깊고 단아한 채소로,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생하던 나물입니다. 예로부터 약초로도 쓰였으며, 《동의보감》에는 ‘향기가 맑고 기운을 도우며, 비위(脾胃)를 편하게 하고 담을 삭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나물이지만 그저 단순한 채소가 아닌,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스리는 식물성 약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9월의 참나물은 잎이 연하고 향이 진하며, 늦여름의 열기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자라나는 시기로 에너지 회복과 정서 안정에 도움이 되는 계절 채소입니다. 영양적으로 보면, 참나물은 칼슘, 칼륨, 비타민 A, C, K, 엽산,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미네랄 보충과 항산화 작용, 면역력 강화에 두루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칼륨은 몸속 나트륨을 배출해 혈압을 조절하고,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은 세포의 산화를 억제하며 신경계와 면역계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참나물은 특유의 향으로 인해 먹는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주는데,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닙니다. 이 향기에는 뇌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는 식물성 정유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실제로 교감신경의 과흥분을 진정시키고 부교감신경을 자극하는 효과를 냅니다. 평소 긴장을 잘 풀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속이 불편하고 잠들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참나물은 부드러운 약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도 참나물은 간기(肝氣)를 소통시키고 담을 제거하며, 위장의 열을 내려주는 효능이 있어 감정적으로 예민하고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잘 맞는 식재료로 분류됩니다. 특히 초가을처럼 낮밤의 온도 차가 커서 자율신경이 불안정해지는 시기에는, 참나물 한 접시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자연 치유제가 됩니다.
참나물은 생으로 먹어도 좋고, 살짝 데쳐서 무쳐도 특유의 향을 잃지 않습니다. 들기름이나 참기름과 함께 무치면 지용성 비타민 흡수가 높아지고, 된장이나 두부와 함께 조리하면 위장을 편안하게 하며 단백질의 소화흡수를 도와줍니다. 특히 껍질을 벗긴 생들깨를 함께 곁들이면 신경 안정과 심혈관 건강에 시너지 효과가 납니다. 무엇보다도 가을 제철 재료인 만큼, 자연의 리듬에 따라 먹을 때 가장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갈치 – 부드럽고 담백한 회복의 생선
갈치는 예부터 귀한 손님상에 올랐던 생선 중 하나입니다. 은백색의 유연한 몸매를 가진 갈치는 전통적으로 '은갈치'라 불리며, 가을과 겨울이 가장 살이 오르고 맛이 깊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9월부터 남해안을 중심으로 제철을 맞이한 갈치는 지방이 적절히 올라 맛이 깊고 소화도 잘 되는 생선으로 평가받습니다. 단순한 흰살 생선을 넘어, 부드럽고 담백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해 회복기나 노약자에게도 부담 없는 식재료입니다.
갈치의 영양 성분은 부교감신경의 회복에 매우 적합합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아 체력 보충에 좋고, 특히 비타민 D, 비타민 B12, 오메가-3 지방산(DHA, EPA), 마그네슘, 셀레늄 등의 미량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중 비타민 B12는 신경세포의 재생과 안정에 필수적이며,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과 신경전달 조절에 도움을 줘 자율신경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오메가-3 지방산은 항염 작용과 함께 뇌신경 보호 기능이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 과민이나 기억력 저하, 감정 기복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한의학에서는 갈치를 성질이 따뜻하고 위를 편하게 하며, 기혈을 보하고 허약한 몸을 회복시키는 어류로 봅니다. 특히 위장이 약해 식욕이 없거나, 소화기 계통이 쉽게 불편해지는 사람들에게는 위를 따뜻하게 하며 소화를 도우는 부드러운 보양식이 됩니다. 또한, 체력이 떨어졌을 때 갈치처럼 기름기 있는 흰살 생선을 섭취하면 진액을 보충하고 신장의 기운을 살려주어, 가을철 건조함 속에서도 몸을 지탱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갈치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어 식사로 섭취하기도 부담이 없습니다. 무나 감자와 함께 조림으로 먹으면 단백질과 식이섬유, 수분이 어우러져 위장에 부담을 덜 주고, 구이나 찜으로 즐기면 담백한 맛과 영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습니다. 특히 참나물과 갈치를 함께 식탁에 올리면, 하나는 향으로 마음을 안정시키고 다른 하나는 영양으로 몸을 회복시키는 이상적인 조화가 됩니다. 감정과 소화, 신경과 순환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다루는 식단이 되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자연은 계절마다 그 시기에 맞는 식재료를 준비해 놓습니다. 9월은 여름의 열기를 비워내고 가을의 기운을 받아들여야 하는 계절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몸을 차분히 이완시키고, 신경계를 안정시키며, 소화를 편안하게 해주는 식단입니다. 참나물은 향으로 마음을 맑게 하고 위장을 편안하게 만들며, 갈치는 부드러운 단백질과 필수 영양소로 몸의 회복을 도와줍니다. 두 식재료 모두 교감신경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부교감신경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식품입니다. 오늘 저녁, 참나물 나물 한 접시와 갈치조림 한 토막을 곁들인 식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계절이 바뀌는 이 시기에, 자연이 건넨 이 조용한 선물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줄 것입니다.
글쓴이
정이안원장-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 시크릿 - 자율신경건강법,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때, 생활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외에도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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