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자율신경이 무너지면, 면역도 흔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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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이안한의원 작성일26-03-27 11:42 조회17회본문
[정이안의 건강노트] 2025-8(3) 자율신경이 무너지면, 면역도 흔들립니다
주간한국 2025.08.14
2025-8(3) 자율신경이 무너지면, 면역도 흔들립니다
우리는 자주 ‘면역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감기에 자주 걸릴 때, 만성 피로에 시달릴 때, 또는 아무 이유 없이 염증이 생기고 상처가 더디게 낫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면역력이 떨어졌나 봐”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면역력은 우리 몸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연 방어 체계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면역 시스템의 깊은 뿌리가 ‘자율신경’이라는 점입니다.
자율신경계는 말 그대로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스스로 작동하는 신경입니다. 심장이 스스로 뛰고,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며, 위와 장이 소화를 하는 것은 모두 자율신경 덕분입니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며, 이 두 가지가 서로 번갈아 작용하며 신체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교감신경은 긴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작동하고, 부교감신경은 휴식과 회복을 담당합니다. 면역 시스템 역시 이 자율신경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다시 말해, 자율신경이 건강해야 진정한 면역력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트레스가 면역을 흔드는 이유
많은 현대인들이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진 채 살아갑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활성화시키고, 부교감신경의 작동을 억제합니다. 교감신경은 짧은 시간 동안에는 몸을 보호하지만, 장기적으로 항진되면 회복과 면역을 담당하는 시스템이 억제되면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감기나 알레르기에 쉽게 노출되고, 염증이 잘 가라앉지 않으며, 수면의 질도 떨어지고 소화도 불량해집니다. 바로 이런 일련의 증상들이 자율신경과 면역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부교감신경이 약화되면 NK세포의 활동이 떨어지고, 면역계가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해 바이러스나 세균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이 때문에 똑같은 환경에 있어도 누군가는 금세 회복하고, 다른 누군가는 쉽게 병에 걸리고 오래 앓는 차이가 생깁니다. 교감신경이 너무 자주, 너무 오래 우세하게 작동하면, 면역세포는 오히려 무기력해지거나, 반대로 과민 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이 보는 자율신경과 면역의 관계
한의학에서는 오래전부터 자율신경과 유사한 개념을 통해 면역력의 본질을 설명해 왔습니다. 고서에서는 "정기(正氣)가 충실하면 사기(邪氣)가 침입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정기는 몸의 면역력에 해당합니다. 정기는 기혈의 흐름이 원활하고,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이루는 상태에서 가장 강력하게 유지됩니다. 그런데 그 정기를 무너뜨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감정의 과다(過多)'입니다. 칠정(七情)이라 불리는 분노, 슬픔, 걱정, 두려움 같은 감정이 지나치면 장부의 기능이 약해지고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며, 결국 면역까지 약화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 역시 명확합니다. 마음을 다스리고, 기혈의 흐름을 조절하며, 장부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한의학적 치료가 중심입니다. 침, 뜸, 약침, 부항, 한약 등의 치료법은 단순한 증상 제거가 아니라 몸의 전체적인 균형 회복, 자율신경 안정, 면역력 향상을 동시에 추구합니다. 특히 소화기계 건강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치료는 장내 면역세포의 활동을 도우며 자율신경의 회복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장은 면역세포의 70% 이상이 존재하는 가장 큰 면역기관이기 때문입니다.
생활에서 실천하는 자율신경 회복법
자율신경을 회복하려면 반드시 생활습관을 함께 바꿔야 합니다. 단순히 면역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신체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낮에는 햇빛을 쬐며 활동하고, 밤에는 충분히 숙면하며,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폭식이나 불규칙한 간식을 피하는 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여기에 매일 20~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 깊은 호흡이나 명상과 같은 심신 이완 활동을 더하면 자율신경계의 안정은 훨씬 빨라집니다.
또한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 역시 부교감신경의 작동을 촉진합니다. 수족냉증이 있거나 늘 속이 차가운 사람은 자율신경의 불균형이 만성화된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복부가 따뜻하고 손발이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은 자율신경의 순환이 잘 되고 있다는 표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스턴트 식품, 가공식품, 음주 등은 자율신경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원인이니, 이런 음식은 줄이고 자연식 위주의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율신경의 회복이 진정한 면역의 시작
요즘처럼 외부 환경이 불안정한 시대일수록, 면역력은 우리 건강의 마지막 방어선이 됩니다. 그러나 그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보다 앞서 자율신경의 균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긴장한 몸, 흥분된 뇌, 불안한 마음 상태로는 아무리 좋은 음식과 보약을 먹어도 흡수가 잘 되지 않고, 진정한 회복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몸이 병든 것이 아니라,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편안하게 다스리며, 생활의 리듬을 되찾는 것. 이것이야말로 자율신경을 회복하고, 면역을 되살리는 가장 기본이자 강력한 방법입니다. 정기(正氣)가 든든하면 외부의 병사(病邪)가 감히 틈 타지 못합니다. 몸의 중심을 세우는 일, 자율신경을 살피는 일이 곧 면역을 살리는 길입니다.
글쓴이
정이안원장-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안티에이징 시크릿 - 자율신경건강법, 마흔 달라진 몸을 되돌릴때, 생활 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외에도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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